조여사가 아픈 이후 한창 집에 일이 쏟아지던 날들

1만 5천평의 논에 모내기를 다 했고,

2천판 모판을 다 떼고,

정말 머슴같이 일했다.

이틀 연차쓰면 안되겠냐고 넌지시 물으셔서 당장 연차를.. 5,7 연차써서 3일 내리 회사를 안 갔는데

눈치는 보였지만 개과장에게 난 조신하게 가식적이게 이야기를 했고 개과장님은 가식적이게 받아드리더라.

장장 한시간동안 너무너무 그 자리가 싫었지만 이틀을 빼는 날이기 때문이 긴하게 요리조리 말을 했다.

 

다행히 이틀만에 모내기가 끝냈고

오빠네도 내려와서 많은 일을 도왔지. 진짜 울오빠처럼 일 잘하는 사람 드물어.

어찌나 빠릿빠릿하게 움직이고 힘도 좋은지. 진짜 내 남편 삼고 싶드라 ㅋㅋㅋ

그리고 처음으로 트랙터라는 기계를 나는 몰았고 -_-(나 몬하는게 뭐니-_-;;)

촌에서는 뭐든 잘해야한다. 기계,힘,시간, 속도 ,능률

오빠는 제격인데 이건 완전 노가다라 몸이 정말 고단하다.

나도 오토바이, 차, 척척 몰아서 주차해놓고 빼고 , 이제 트랙터까지 섬렵했으니! 이제

콤바인을 몰아봐야 하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일하는거 보고 오빠는 넌 무슨 남자같이 일하냐고 그러고

딸을 이렇게 부려 먹는 집 없을거라며 오빠는 놀래하고

항상 집에 일을 했는데 오빤 내 일하는거에 깜놀한 모양 -_-

그래 오빠랑 떨어진 시간이 10년정도니 그럴만도;;; 이제는 좀 뭔가 어색하다. 니랑 내 사이가;;

 

 

 

부산할아버지께서 과자를 보낸다고 하시더니

한박스떼기를 왕창 보내주셨다.

어릴적 부산 삼촌이 명절날 한번도 빠지지 않고 종합선물과자세트를 항상 사오셨다.

그때는 정말 삼촌 오는거보다 그 과자 생각에 두근거리며 삼촌을 기다렸던 기억이 오빠와 나랑 아주 기분 좋게 자리 잡고 있다.

박스를 뜯는 순간 나도 모르게 굉음을 내고 좋다고 팔닥팔닥 뛰었고

30.6세를 본 조여사는 아직 애라며 혀를 차셨다 ㅋㅋ

우선 좋아하는 과자가 있나 눈으로 스캔했는데 내가 좋아하는건 딱히 없더군.

난 과자안에 크림이나, 비스켓안에 딸기크림, 땅콩크림 껴 있는걸 싫어라 하는데 좀 많더라.

다 패스하고 조카님에게 안겨줬다.

이거 줄테니 고모에게 뽀뽀 좀 해달라고 하니까 도도녀 절대 해주지 않는 조카님. -_ -

이번에 와서 말하는거 보고 고모는 넘어질뻔했단다.

무슨 4살짜리 애가 어른같이 말을 하는건지 ㅎㅎ 어찌나 웃긴지 ㅎㅎ

수인이는 있는지 없는지 모르게 너무나 순하고

이번 모내기때 오빠네가 없었다면 정말 일 못했을듯.

일꾼을 사서 하면 되지만 기계는 누가 몬단 말인가.

암튼 고생 억만금하고 다음날 회사로 출근했을텐데 안쓰럽더라.

나는 또 모내기 심은곳에 뜬모를 어제 심어야 하는데

몸이 마음과 다르게 천근만근. 어깨도 뻑적지근; 진짜 체력이 안 따라주더라.

조여사는 몸살 난다며 하루 쉬어라고 했고.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생각이 들어서 어젠 연차면서 평일에 쉬는 꿀시간이었다.

도서관에 앉아서 하염없이 책 좀 보고

이 시간에 앉아서 책 읽는 사람은 진짜 행복하겠단 생각이 들고

도서회원증 업그레이드 해서 다시 발급 받고, 대출은 1권 했지.

전날 주문해놓은 책도 있고 해서. 씐난다.

내가 평일에 도서관에 앉아서 느긋하게 책 읽는게 정말정말 소원이었지.

휴가때도 나는 이 느낌을 누려야지.

 

 

어제는 답답도 하고 4주간 집에 주말내내 일을 했기 때문에

드라이브겸 친구 만나서 남해 드라이브 쫙하고-

친구랑 밤바다 삼천포에 가서 맥주랑 치킨사서 먹기로 약속도 해놓고 ㅎㅎ

 

정말 어젠 느긋하게 풍족하게 놀았는데 아침에 정말 못 일어나겠더라 ㅎㅎ

바쁜 일은 이제 끝마쳤으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