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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한 동백이 보고 싶었다.

아침 출근시간 6시에 일어났다.

토요일 아침.

기분 좋게 옷을 챙겨 입었다.

바닷가고, 배를 타니 단단히 입어야해 이랬는데 .. 날씨는 흐리고, 비가 조금씩 오는 수준.

 

춥지 않은 일정한 온도

점퍼를 입기엔 좀 과한 날씨였다.

 

무엇에 이끌려 간 지심도.

9시 15분에 거제에 도착하여 9시 30분 배를 탔다.

거제 여객터미널에서 배로 15분.

표를 사고

주민번호를 적고

연락처를 기재했다.

문득 그와 외도 간게 왜 생각이 난걸까.

 

하늘 위에서 보면 마음 심자를 닮았다는 지심도.

어디 한번 걸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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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15분 배를 탔을뿐인데 속이 울렁울렁

누워서 15분 있으니 훨씬 괜찮았다.

 

 

작은 섬을 자박자박 걷는 길이다.

1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였고

약간 허무하단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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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길은 이쁘지 않은가.

동그랗게 이쁜 흙길.

 

내가 좋아하는 양중해 시인의 동백언덕에서 시도 떠올랐다.

흐느적 흐느적.

시를 들려줄껄 하고 후회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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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곡하게 있는 동백나무들.

동백은 흐드러진 느낌보다 청초하다.

벚꽃은 장황하고 감탄사라면

동백꽃은 하나하나 초연하다. 쓸쓸함이 묻어 있지만 따라 잡을 수 없는 외로운 매력적인 꽃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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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뚜벅뚜벅 걷다

드넓은 남쪽 바다를 만났고

감탄사는 나오지 않았다.

사진에 표현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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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중간쯤 걸을땐

동백이 피지 않아 아쉬움이었다면

돌아서 나오는 길은

동백보다 이 길이 마음의 위로가 되었달까?

참 이쁘다. 지금 봐도.

(사진은 그렇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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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민박들을 할 수 있었고

작은 커피가게도 있었다.

사진에 보이는 집은 일본인들이 주둔해서 짓은 집이다.

햇살 좋은 봄에 여기 테라스에 앉아 차를 마시면 커피향에서 동백커피향이 날 것만 같았다.

 

탁자에 둔 아이폰이 울리고-

주인 찾아주러 동동( 오지랖이라고 했지만. 남이 이 폰을 어찌하기전에 찾아주면 보람된거 아닐까?. 신용카드도 있었는데)

늙은 털모자 할아버지가 독촉으로 전화를 몇번 하셨지만 마음은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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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 나오며 계속 뒷목을 틀어 보고 또 봤다.

'저녁되면 별이 참 잘 보이겠지?'

'여기서 휴가차 보내도 참 좋겠다. 그치'

 

소근소근

 

그들의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나오는 길. 멍게를 한아름 입에 넣고 기분 좋게 나온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