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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첫날이 밝았다.

내시경 해야한다고 그렇게 병원을 가자고 조여사의 설득 끝에 끌려간 병원

그래 내 몸은 내가 챙겨야 하는데 31살 먹은 처녀가 아직도 부모님 손에 이끌려 병원에 왔다.

수면이 아닌 일반 내시경

고통스럽고 콧물, 눈물 범벅.

난 눈물 나기 싫은데 호흡기로 통해서 자동으로 나온다더라-

트름과 민망돋는 일들-

고통스럽고 힘든 검사였다.

다행히 큰 문제는 없다고 하는데 왜  한달의 약을 처방해주는걸까? 검사보다 약값이 더 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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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혼자서 나는 참 잘 논다.

간식을 싸고 음료수도, 햄버거도 듬뿍 힘을 주고-

 

도서관에 가서 느작느작 책도 보고-

회원증을 가져오지 않아 눈요기만,

평일에 도서관에 앉아 있는 기분은 참 좋다.

아무도 없이 혼자 있어도 행복 그 자체.

오후 3시

 

금실이를 배에 품고 있는 은실이 만나러 집으로 -

딸기를 사가지고 들어갔는데

마침 나 온다고 딸기를 손수 따서 준비한 실-

그렇게 한참을 수다를 떨다 돌아왔지.

 

19일은 방콕

정말 방에서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고 뒹굴거렸다.

좀 헛헛한 기분도 들고-

백수가 되면 그래 놀사람이 없구나 생각도 든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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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토

 

오전 목욕을 하고 11시 반에 서울에서 내려온 할매 만나기

아- 참 오랜만에 만나는 기분

브런치를 먹자고 전날 합의를 보고

사천에서 새로 생긴 카페에 앉아  고르곤피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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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를 주문-

맛은 그저그러했는데 스프가 내 입맛에 맞아 내가 다 흡입-

서울 간다하면 매번 신세를 지는데 내가 쏴야할 밥을 저번 내가 쐈다며 할매가 쏜 친구

흔하지 않는 기회라며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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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여사가 제일 싫어하는 치마를 입고 비가 추적추적한 길을 걸었던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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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사천에 드립커피점이 생겨 가봤는데

어머- 운영 안하는 카페-

평일만 카페를 하는 눈 높은-

카페가 주말에 운영 안하면 언제 돈버나요?

취미로 하시나봐요- 친구와 빵빵 터지며 이야기-

분위기도 괜츈했는데 말이지. 커피맛을 모르는 나도 맛 한번 보고 싶게 만들던 카페.

그리고 좀 추워 들른 또 다른 찻집-

커피도, 전통차도 다 되는 퓨전 커피집 ㅎ

늙은 우린 대주차와 레몬생강차 드립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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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일요일

두통 때문에 몇날 며칠 고생하는 친구

게보린을 두알 먹이고 바람 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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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난 치며 바람 맞는데 유채꽃이 얼마나 그윽하게 코 끝을 자극하던지...

유채꽃에 물 줘야한다고 심도있게 사진 찍으려는데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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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일 받고 싶어 끙끙 하다가 맘에 드는 집 못 찾아

흉하게 맨손-

민들레 꽃반지 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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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봄과 잘 어울리는 유채꽃

어쩜 색깔도 이렇게 고운지...

요즘 안 그래도 노란색에 꽂혀있어 꽃도 노랑, 티도, 옷도, 펜도 노랑, 지갑도 노랑이가 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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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1박 2일로 짧게 만난 윤희

 여전히 연락을 하고 좋은 인연을 맺어가네

그러고 보면 우리도 벌써 10년을 같이 한 시간들-

그녀는 이제 결혼을 했고, 이쁘게 알콩달콩 산다.

너무 짧은 1박 2일이었지만 수다는 정말 끝도 없이 이어졌다.

일상 호수공원에서 바람 쐬며 걷기

물이 왜 이렇게 맑냐고 좀 의아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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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회사에 묶인 몸이라 평일에 돌아다니는 사람이 이렇게 많았는가-

생각을 했다. 주부들이 많았지만 연인도 많았다.

월요일 평일에...

부러운 사람들 같으니--

나처럼 휴가 받은 사람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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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엔 벚꽃이 잎이 다 났는데

여긴 이제 시작인 모양이다.

개나리도 이쁘게 폈고-

사진 찍을 곳을 찾다가

'윤희야 서봐. 찍어줄게'

수줍게 선 그녀-

사진은 이렇지만 정말 미모의 친구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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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몽실몽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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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도 서봐'

'아냐. 난 쑥스러워. 내 사진을 못 찍겠어'

항상 나는 내 모습 찍히는게 부끄럽다.

그렇게 우린 3시간쯤 걸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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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식을 싫어하는 윤희-

새댁들은 음식을 할줄 몰라 대부분 외식을 많이 하는데

윤희는 외식을 싫어한다.

집밥을 곧잘 잘 해 먹는다. 이날도 밖에서 먹는 줄 알았는데 기분 좋게 밥을 해준다.

고기도 굽고,  들깨를 넣은 미역국도 해주고-

반찬은 친정에서 받은건데 내 입맛에 너무 잘 맞아서 놀랬다.

난 사실 남의 집 음식이 좀 꺼려했었는데 김치도 우리집 김치인듯 딱 내입에 맞았고

젓갈을 물어보니 우리랑 같은 젓을 쓰더라. 그래서 잘 맞았나 싶고..- 정말 꿀맛같이 먹었다.

밖에서 먹는거보다 훨씬 좋았고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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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도와줄거 없나 계속 서 있다가

식재료 좀 썰어주니 내가 할건 없다며 앉아 있으란 윤희

턱을 괴고 그녀를 보니

'윤아- 이런거 좀 행복할 것 같아. 내가 남자고 넌 부인이면 이런 모습 정말 사랑스러울 것 같아'

'윤희: 아냐. 남편은 티브보고 있어 ㅎㅎㅎㅎㅎ'

 푸훗 하고 웃었지만

내가 볼땐 충분히 이쁜 모습이었다.

학교 다닐때 펜만 잡아봤지 이런 요리들은 꿈도 못 꿨는데

중학교때부터 나와서 산 윤희는 곧잘 어색하지 않는 솜씨로 뚝딱 만들었다.

특히 미역국은 정말 맛있었지.

 

 

 

  저녁 8시쯤 들어온 윤희 남편-

축구를 하고 온 모양이시다.

추레레한 모습으로 인사하고

시간 나누라며 서재에 들어가셔서 영화보신 친구남편-

아무래도 여기 윗사람이라 자상하다. 첫 만남에도 정말 편함을 느꼈는데 여전하시던..

 

안방에서 둘이서 새벽 4시까지 대화는 이어졌고

우린 그렇게 밤을 샌 날이었다.

10시에 눈을 뜬 난

깜빡거리는 윤희 눈을 처다보고 놀랬다.

내가 일어나기를 기다렸구나하고..

 

간단하게 과일과 우유를 먹고 나와서 점심은 한정식스타일로 깔끔하게 먹고 왔네-

 

멀리 와서 참 고맙다고 하던 윤희

아기 가지려고 무단히 노력하는 것 같던데 쉽게 오지 않는 천사

마음 비우고 조금만 더 기다려보면 좋겠다. 어서

천사가 찾아오기를..

 

여기서 나의 일주일 일상 연휴 끝!